서번트증후군이란
자폐증이나 지적 장애 등으로 사회적 상호작용에 어려움을 겪지만,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는 일부 사람들에서 드물게 나타나는 특별한 능력을 의미합니다. 이들은 수학, 음악, 미술 등 특정 분야에서 탁월한 재능을 보입니다. 이 용어는 영국의 의사 존 랭던 다운(John Langdon Down)이 1887년 런던 의학회 강연에서 자신의 환자 중 특별한 재능을 가진 사람을 소개하면서 사용한 '백치현자(idiot savant)'에서 유래하였습니다. 여기서 '서번트(savant)'는 프랑스어로 학자나 현자를 의미하며, 일반적인 지적 수준은 낮지만 특정 분야에서 뛰어난 능력을 보이는 사람들을 표현한 용어였습니다. 이후 이 용어에 '증후군(syndrome)'을 붙여 서번트 증후군이라고 부르게 되었습니다.
서번트증후군의 원인
자폐증을 가진 사람들 중 약 10%가 서번트 증후군에 해당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발생 빈도는 낮지만, 지적장애를 가진 사람들 중에서도 이 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서번트 증후군은 뇌의 특정 부분에 손상이 있을 때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대개 좌뇌 손상을 보상하기 위해 우뇌의 기능이 활성화되면서 극적인 능력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미국 위스콘신대학교의 대럴드 트레퍼트 교수는 2009년 영국왕립학회철학회보에서 서번트 증후군 환자의 절반은 자폐 증상을 보이며, 나머지 절반은 뇌질환이나 뇌 이상이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트레퍼트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많은 서번트 증후군 환자의 뇌에는 좌뇌와 우뇌를 연결하는 뇌량(corpus callosum)이 결여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 결과, 우뇌가 좌뇌의 통제를 받지 않으면서 최대한의 능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좌뇌는 논리적, 언어적, 추상적 사고를, 우뇌는 감각적, 구체적, 예술적 사고를 담당하는데, 우뇌에 대한 이성적 통제가 없을 때 예술적 재능과 같은 특별한 능력이 발휘될 수 있다고 해석되고 있습니다.
서번트증후군의 특징
서번트 증후군을 가진 사람들은 주로 수학, 음악, 예술, 기계 분야에서 특별한 능력을 발휘합니다. 예를 들어, 큰 숫자를 빠르게 암산, 단 한 번 들은 음악을 기억하여 연주, 또는 특별한 훈련 없이 복잡한 기계를 수리하는 등의 사례가 있습니다.
배리 레빈슨 감독의 영화'레인 맨'(1988)에서 자폐증을 가진 레이먼(더스틴 호프먼 분)은 서번트 증후군을 대표하는 인물로 등장합니다. 레이먼은 사회성이 부족하지만, 암기력과 수리 능력에서 놀라운 재능을 보입니다. 이 캐릭터는 실존 인물인 킴 픽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으며, 킴 픽은 우편번호부와 달력을 통째로 암기하는 등 천재적인 능력을 발휘했습니다.